교양이란 무엇일까?

교양이라는 단어는 실체가 있는 듯 없는 듯 애매한 단어이다. 최근의 젊은이에게 교양이 없다라고 하면 아무래도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면 교양을 얻을 수 있는 것일까? 또한 애당초 어떻게 해야 교양을 얻는 것일까? 교양이 있으면 어떤 이익이 있는 것일까?
그런 것을 한번이라도 생각한 적이 있는 사람은 사실은 교양이라는 것에 연이 닿아있는 사람이 아닐까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왜냐하면 교양의 알맹이는 시대에 따라 조금씩, 때로는 크게 변화해 왔기 때문이다. '교양이란 건 뭐야? 그것이 있거나 없으면 무엇이 달라지는 것일까??'라고 의문을 가지는 것은 바람직한 감각이다. 그것은 자신이 지금 살고 있는 일본 사회에서 교양이라는 언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라고 묻고 있는 것이다.
교양이란 우리들이 생활하고 있는 매일의 생활과 뗄레야 떨 수 없는 것이다. 자신은 어떤 사회 안에서 살고 있는지 그 사회와 어떤 식으로 대면하면 좋을까 라고 생각하는 것이 교양은 무엇인가라는 것를 묻는 첫걸음이 아닐까?

현대일본의 “읽고 쓰고 주판놓기”

최근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현대 일본에서 말하는 교양이란 영어와 컴퓨터를 가리키는 것이라고. 이것도 교양의 하나의 정의이다. 실제 어떤 대학에서도 이 2개의 과목은 열심히 가르치고 있다. 대학에서 배우는 과목에는 보통 전문과목이라는 것과 일반교양과목이라는 것이 있다. 일반교양과목이라는 것은 어떤 학부에 소속하는지에 상관없이 전원학생이 배우는 과목군을 말하지만 그 중심이 되는 것이 영어와 컴퓨터다. 최근에는 이 2개에 덧붙여 일본어작문을 일반교양과목의 기본으로 하는 일도 많다. 모국어인 일본어를 사용해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의외로 어려운 일이다. 우리들은 일본어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그것을 공기나 물과 같이 느끼고 특별히 의식하지 않는다. 하지만 전력으로 달리거나 수영을 하거나 하면 공기나 물의 저항을 느끼는 것처럼 논리나 감성을 깊이 생각해 자신의 입장을 표현하려고 하면 언어의 저항이라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 그것은 실제로 작문훈련을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으로 이 훈련을 고등학교시절부터 해 온 학생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영어와 컴퓨터, 일본어작문 이 세가지가 현재 일본에서 중요시되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이 익혀야 할 기초학력이라고 해도 좋고 옛날에 중요시 되던 읽기와 쓰기, 주판놓기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이 3개만은 여러분이 대학에서 어떠한 분야을 전공한다고 해도 반드시 요구되어지는 것이다.
이 세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영어와 컴퓨터, 일본어작문. 이것은 타인과 연결되기 위한 도구라는 것은 아닐까? 타인으로부터 정보를 얻는 것 (이것은 인풋이라고 부르자), 자신이 정보를 내는 것(아웃풋). 인풋과 아웃풋을 갖춘 것이 커뮤니케이션능력이라고 하자. 영어와 컴퓨터, 일본어작문은 이 커뮤니케이션능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예를들면 인터넷에서 알고 싶은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스스로 블로그(공개사이트)를 해보고 싶어진다. 그것은 극히 자연스런 일이다.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이 있다. 보다 좋은 아웃풋을 하고 싶다면 인풋도 욕심내야 한다.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다든가 영어를 읽을수 없다든가 문장을 쓰는 것이 서툴다고 한다면 유감스럽지만 현재 일본에서는 매우 손해보는 일이다. 커뮤니케이션능력은 말하자면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한 기초체력이다.

전공으로서의 교양

일본의 대학에서 교양이라고 하면 보통은 일반교양과목을 가르치는 교양과정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그 중심이 영어와 컴퓨터, 일본어작문인 것은 전에 서술한 대로다. 이 3개에 공통되는 것이 커뮤니케이션능력의 향상인 것도 반복하지 않겠다.
하지만 이것과는 달리 전공으로서의 교양학부를 명칭하는 학부도 있다. 이것은 일본 전국에서 보아도 적은 숫자이다. 조금 까다롭지만, 교양과정이 있는 대학은 드물지 않지만 교양학부가 있는 대학은 드물다는 것이다.
전공으로서 교양을 배운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영어와 컴퓨터, 일본어작문을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것일까? 아니, 그렇지 않다. 여기에서 나는 하나의 이론보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사이타마대학교의 교양학부를 예로 무엇을 공부하는 학부인가를 살펴보겠다. 교양학부에는 이하와 같은 전문분야가 있다.
(1) 철학, 사상 - 철학이라고 하면 독일, 프랑스를 연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그렇지는 않다. 영국이나 미국에도 독특한 철학이 있고 또한 무엇보다 동양의 사상을 잊어서는 안된다. 중국이나 인도의 사상은 일본에 오랫동안 큰 영향을 주었다. 현대 일본에서 철학을 한다는 것은 이 다문화적인 전통을 자각하고 익히는 것이다.
(2) 역사학 - 대학에서 배우는 역사는 고등학교때까지 배워온 역사처럼 시대의 흐름을 넓게 쫓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시대, 어떤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해가는 것이다. 예를들면 레져(여가)하나를 들어보아도 거기에는 역사가 있다. 처음 사람들이 레져를 즐기게 된 것은 언제쯤이었을까? 지금 전세계의 사람들이 축구에 열광하게 된 것은 왜일까? 실은 이런 것도 역사학에서 조사할 수 있다.
(3) 언어학 - 우리들이 보통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고 있는 언어의 사용이나 구성요소를 분석하는 학문이다. 예를들면 의성어의 연구를 하고 있는 선생님이 있다. 개는 언제부터 멍멍하고 짖게 되었을까? 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하찮은 것을 왜 연구할까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조사해보면 이런 것을 통해서도 일본어의 역사가 보이기 때문이다.
(4) 지역문화연구 - 유럽이나 미국, 일본, 아시아등 몇몇 지역의 각 언어와 문화를 다각적으로 배운다. 예를 들면 유럽은 크게 변하고 있지만 그 변화의 방향을 정하는 것은 정치와 경제만의 시점으로는 불가능하다. 유럽의 역사, 문화의 대화를 알지 못해서는 안 된다. 또 프랑스의 연극에 흥미가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그 사람은 프랑스만을 공부하면 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유럽 안의 프랑스, 아시아나 미국과의 관계 속의 프랑스, 아시아나 미국과의 관계속에서의 프랑스 라는 시점도 살펴봐야한다. 영어이외의 외국어를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 적당하다고 볼 수 있다.
(5) 사회학 - 사회학의 연구대상은 매우 넓다. 사회에 관련된 것이 사회학에 관계가 없는 대상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고, 매스미디어, 선거, 차별문제, 프라이버시, 공공성등 휴대전화가 어떻게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을 변화시켰는가를 조사하는 선생님도 있고 컴퓨터 속에서 가상사회를 만들고 사회의 성립을 해명하려고 하는 선생님도 있다. 학생에게 인기가 높은 분야이다.
(6) 지리학 - 지리는 종합적인 학문이다. 어떤 지역이 어떠한 자연적, 사회적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어떠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지 실지조사에 의해 조사한다. 예를들면 여러분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일까? 어떤 산업이 있으며 어떤 연령층의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지 조사해 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가? 그러한 것에 관심을 갖는 것이 실은 지리학의 첫걸음이다.
(7) 문화인류학 - 이것도 인기가 높은 분야이다. 세계의 다양한 지역에서 사람들이 어떠한 생활양식을 가지고 있는지 언어나 관습, 양식등 다각적인 시점에서 분석한다. 특히 사이타마대학의 교양학부는 안데스 연구로는 일본굴지의 수준을 자랑하며 대학원진학자도 많다.
(8) 국제관계론, 국제협력론 - 글로벌리제이션이나 국제화라는 단어는 자주 사용되고 있지만, 그 실태는 어떻게 되고 있는 것인가? 어떠한 역사의 길에서 국제법이라는 것이 형성된 것일까? 일본의 개발구조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일까? 이러한 각각의 문제를 구체적인 테마와 이론의 축적에 따라 분석하려고 하는 분야이다. 이중에서도 민족분쟁의 조정이나 NPO의 활동을 연구하는 국제협력론이 근래 주목을 모으고 있다.
이상 8개의 분야를 들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기준이다. 중요한 점은 전공학부로서의 교양학부란 기본적으로 인문계와 사회계의 각각의 분야에서 구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더 알기쉽게 말하자면 문과계형의 종합학부이다. 하지만, 이것만이라면 인문, 사회학부라고 이름 붙여도 좋을테지만 굳이 교양학부라고 명명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우리들이 교육연구상에서 추구하는 이념이 이 이름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능력을 축으로 한 인문 사회과학의 종합

나는 이 글 첫 부분에서 영어와 컴퓨터, 일본어작문의 3개에 공통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능력의 향상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전공으로서 교양을 배운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의 문제에 대답할 때도 커뮤니케이션능력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들은 애당초 왜 외국의 문화를 배우거나 자국이 안고 있는 사회문제를 조사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왜 고전을 읽거나 최신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하는 것일까? 거기에는 공통되는 커다란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타인으로부터 전수받고, 타인에게 전수하기 위해서인 것이다. 과거로부터 배우고 미래를 계승하는 이 작업 안에는 나라는 존재, 현재라는 시간이 생긴다. 타인으로부터 단절된 자신, 과거를 망각한 현재라는 것은 뿌리를 잃어버린 나무와 같이 썩어버린다.
철학을 공부하는 것도 외국어 문화를 배우는 것도 사회문제를 연구하는 것도 대학의 안에서만 끝나는 작업이 아닌 여러분들이 사회에 나가는 과정의 한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사고방식을 넓혀가기위해 교양학부에서 익힌 것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커뮤니케이션능력이 도움이 된 것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전공분야를 가지는 것에 따라 커뮤니케이션능력은 높아질 수 있다. 예를들면 나는 자주 수업에서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학생들과 읽지만 수강하는 것은 러시아문화를 전공하는 학생만이 아니다. 철학전공, 일본문학전공, 역사학전공의 학생, 그리고 아직 전공을 정하지 않은 1학년도 수강한다. 각각 자신의 전공이나 문제의식에서 받아들이는 의문을 백년이상전에 러시아에서 쓰여진 소설로 부딪혀 보는 것이다. 우리들은 서로 어떠한 방식으로 읽을지를 느끼거나 당황하거나 하면서 읽기의 공동작업을 한다. 그것이 끝나면 학생은 각각의 전공으로 돌아간다. 이러한 것이 가능한 것이 교양학부의 좋은 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전공을 가진다는 것은 다른사람에게 전해야 할 무언가를 갖는 것이다.
대학에서의 공부는 입학해서 처음으로 알게 되는 부분이 많다. 고등학생일 때에 상상하고 있던 것과 대학의 캠퍼스에서 경험하는 것은 많은 점에서 달라 보일 것이다. 기대하고 있던 과목이 생각했던만큼 재미있지 않거나 반대로 입학하기까지 들어보지 못한 과목의 수업에 열심히 임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대학생활의 처음 1년간은 어떠한 전공에 진학해야할지 충분히 생각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교양학부에서는 자신의 전공을 찾는 기간이 커리큘럼의 일부에 포함되어 있다. 예를들면 사이타마대학의 교양학부는 1학년 가을에 전공을 정하는 시스템이다.
10개이상의 분야에서 1개를 선택하는 것은 학생에게 있어 간단한 선택은 아니다. 이 시기의 그들은 진지하다. 하지만 이미 반년동안 대학의 수업을 받아 왔기때문에 자신감을 가진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오해하지 않길 바라는 것은 이것은 모라토리엄(유예기간)을 끌고 나가기 위한 시스템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학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기 때문에 우선 교양학부에 와봤습니다.’ 라는 태도는 오히려 혼란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확실히 교양학부는 선택지가 많다. 하지만 선택할 수 있는 전공은 하나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발견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가진 학생이 교양학부의 문을 두드리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