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경제학」이란 무엇인가?

지금으로부터 약4반세기전, 국제분석가인 Susan George가 쓴, 저서『왜 세계의 절반이 굶주리는가』는 다음과 같은 인상적인 문장으로 시작되고 있다. 「만일 당신이 이 책을 읽는데 6시간이 걸린다고 한다면 당신이 이 책을 다 읽었을 무렵에는 세계 어딘가에서 약2500명의 사람들이 굶주림, 혹은 그에 관련된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을 것이다」
세계의 식료를 둘러싼 이러한 사태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가장 최근의 추산에 따르면「영양부족인구」는 약7.8억 명. 이는 지구인구의 약13%, 또는 일본인구의 6배 이상에 상당하는 수이다.
한편, 일본국내에서는 방대한 양의 식료가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 그리고 가정에서 버려지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포식」상태에도 불구하고 식료자급률(calorie base)은 현재 선진국가운데 최저인 40%에 불과하다. 그리고 국내농업은 「위기」나「쇠퇴」라는 말을 듣기시작한지 이미 오래다.
즉, 우리들은 기아에 시달리는 개발도상국을 본체만체 하고, 세계 각지로부터 많은 양의 식료를 수입하면서 한편으로는 대량의 음식을 폐기하고 있으며 게다가 자국농업의 축소에는 제동을 걸지 못하고 있는 상태. 「기아와 포식의 병존」이 일본과 개발도상국의 관계를 기축으로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세계와 일본의 식료 · 농업과 농촌의 실태를 직시하고 그 문제들이 발생하게된 복잡한 요인을 해명하고 그 해결을 위해 전념하는 것이 농업경제학과이다.
이 분야에서는 「기아 해소를 위해 우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일본농업재생을 위하여 정부는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등 식료와 농업을 둘러싼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자문해 보면서 농업경제학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러한 “warm heart”는 이 분야에서 없어서는 안될 조건이다.
그러나 현실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cool head” 역시 필요하다. 그 때문에 농업경제학이 무기로 하고 있는 것이 경제학이다. 이로써 복잡하게 얽혀있던 실타래가 한 올 한 올 풀리며, 본질에 다가설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그뿐만 아니라 농학, 경영학, 사회학, 법학, 역사학 등 인접해 있는 여러 분야와의 연계도 중시되고 있어 때에 따라서는 그 기법을 그대로 흡수한다.
농업경제학은 단순한 응용경제학이 아닌 종합과학이다. 이 분야가 오래 전부터 지적 호기심이 왕성한 학생을 선호해 왔던 것도 그 이유이다.

Field로부터의 문제제기

농업경제학의 특징 중 하나는 field work(지역실태조사)를 중시하는 점에 있다. 탁상공론이 아닌 지금 존재하고 있는 여러 문제를, 그 발생현장에서 정확하게 파악하고 주변의 요소를 수집하여 원인을 밝히는 것이 이 분야의 연구에서 특히 중요시되는 부분이다.
이러한 이유로 일본에서는 농업경제학자가 field work를 실시한 적이 없는 지역을 찾아내기란 어렵다. 또한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이며 특히 아시아 각국에서는 지금도 많은 조사단이 활동하고 있다.
농업경제학의 또 하나의 특징은 정책과의 연계를 중시한다는 부분이다. 여기서 「정책」이라 함은 단순히 국가의 제도 · 시책이라고 하는 협소한 의미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의 구도를 밝히는 일에 그치지 않고「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라고 하는 처방전을 논의하는 일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일본농업에 대한 상세한 분석 후에 어떤 사람이「농업경영의 규모확대가 필요」라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농산물의 가공이나 소비자에게 직매를 포함한 다각화가 중요」라고 말한다. 결론은 아무리 다양하다고 해도 바람직하고 마땅한 모습은 “warm heart and cool head”에 입각하여 적극적으로 논의하는 것이다.

식품 · 지역 · 환경에의 도전

농업경제학은 농업 계의 여러 영역 중에서도 특히 전통적인 분야이다. 이 분야의 주요학회인 일본농업경제학회는 1924년(타이쇼13년)에 발족한 이래로 80년 이상이 흘렀다.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영역으로 줄기차게 도전하는「탐욕스러움」또한 이 분야의 특징이다.
현재 교육 · 연구영역의 새로운 도전은 주로 세가지 영역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 하나는「식품」분야이다. 물론 종전에도 식료는 메인 테마였으나 그것은 농산물 이였으며 양적 측면에서였다. 하지만 근래의 분석대상은 가공이나 조리를 거친 식품으로, 그리고 안전성을 포함한 질적 측면까지도 대상이 되고 있다.
예로, 최근에 BSE(이른바 광우병)나 조류독감으로 인해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식품의 안전성확보를 위한 처방전도 이 분야로부터 제안되고 있다.「식품과학」에로의 도전인 것이다.
제2의 확장은「지역」이다. 농업은 농촌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농촌은 농업생산의 장뿐만이 아니라 국토, 환경, 경관보전의 장이기도 하다. 또한 도시시민이 찾아와 일상의 피곤함을 달래기도 하고, TV프로그램 가운데「DASH 촌」에서도 볼 수 있듯이 새로운 발견을 하는 공간으로서 계속해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는「지역과학」으로의 전개라 말할 수 있겠다.
그리고 또 하나의 방향은「환경」이다. 물과 토지의 제약, 그리고 온난화 등의 기후변동 속에서 농업이 큰 영향을 받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 까닭으로 이 분야에서는 오래 전부터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을 받아들여 거론해왔다.
더욱이 지역환경에 대한 부담을 경감시키는 바람직한 농업, 앞서 말한 농촌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경제적 평가 등, 「환경과학」의 중요한 흐름은 여기에서 출발하고 있다.

다채로운 커리큘럼

대학에서는 우선 경제학의 기초부터 공부한다. 마이크로 경제학, 매크로 경제학, 마르크스 경제학, 통계학을 배우고 그것과 병행하면서 농학의 다른 분야의 개론, 법학, 역사학, 사회학 등을 공부한다. 이는 농업경제학이 갖는 종합과학의 성격으로 인하여 필수가 되는 기초과정이다.
기초가 습득된 단계에서는 농업경제학, 농업경영학, 농업행정학, 농업사, 농업계량경제학 등 농업경제학을 중심으로 강의가 배치된다. 또한, 3 · 4년 차에서는 농산물마케팅론, 국제농업론, 식품경제론, 농업금융론, 농업재정론, 농업비지니스론, 환경경제학 등의 한층 응용적이고 전문적인 과목을 공부하게 된다.
이러한 강의 외에 여러 대학에서 다루는 농업경제분야의 학과목 중에서 특히 중시되는 것은 field work 실습, 세미나 및 졸업논문이다.
Field Work 실습에서는 학생 스스로 농촌에 나가, 농가에서 농업경영의 실태를 알아보고, 농협 및 시장의 유통실태를 조사한다. 때에 따라서는 농가에 머무르며 식품과 농업의 미래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분석 결과는 학생의 손에 의해 보고서로서 정리, 인쇄, 간행되거나, 현지보고회에서 발표되기도 한다. 특히 농업경제학 분야다운 실습으로 많은 학생들이 「대학에서 가장 보람 있는 실습」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세미나는 통상 5~10명 정도의 소수인원으로 진행되며, 교수와 학생 사이에는 친밀한 관계가 형성된다. 세미나에서는 경제학이나 농업경제학의 고전과 연구서를 함께 읽으며 활발한 논의를 통해 사고의 깊이를 더한다. 다른 분야처럼 이 세미나를 통해 「인생의 벗」이 생기기도 한다.
4년 차가 되면, 졸업논문을 쓰게 된다. 이것은 한가지 테마에 대해 집중해서, 그 연구성과를 논문으로 통합하는 것이다. 졸업논문에는 컴퓨터를 사용하여 통계분석을 하는 것도 있고, 농가의 실태조사나 유통조사를 바탕으로 하여 논문을 마치는 것도 있다. 최근에는 스스로 해외조사에 나서 견문을 통해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논문을 쓰는 학생도 적지 않다.
졸업논문의 테마는 앞서 말한 연구분야의 확대에 따라 최근에는 상당히 광범위한 영역까지 아우르게 되었다. 다음과 같은 실제 논문 제목들이 이러한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도쿄대학의 2005년 졸업논문 제목의 일부를 예로 든다.) 「교토 전통야채의 생산과 유통」「건설업에서 농업 참여」「일본 농업과 인터넷」「농업자원봉사제도의 가능성과 과제」「일본 식생활의 과거 · 현재 · 미래」「맥도날드의 역사 및 전략에 관한 연구」「양계업의 리스트관리론 - 조류독감의 사례를 중심으로 -」「소주산업의 시장확대와 향후 전망」「국제 협력의 새로운 형식 - 커피와 빈곤 문제 -」「일차생산품 수출의 경제분석」
졸업 논문의 작성을 통해서 4년간 공부성과가 평가 받는 동시에 논문 작성을 통해 많은 학생들은 발전의 기회를 갖는다.
학생에게 있어서 대학원 진학을 위해서는 물론, 취업을 위해서도 놓칠 수 없는 경험일 것이다.

사회과학의 시점에서 본 농업 접근법

농업경제학과는 농업부 중에서도 사회과학계에 속하는 것으로 농업경제학, 농업경영학, 농업행정학 등을 중심으로 농업사, 비교농업론, 농업개발론, 농업계산학(평가학), 농산물시장론, 농업통계학, 협동조합론 등에 대하여 배운다.
농업경제학은 농업경제학과 외에 아래 학과에서도 배울 수 있다.
식품경제학과에서는 식료가 생산, 가공, 유통을 거쳐 소비자에게 도달할 때까지의 과정과 구조를 사회과학적 기법으로 배운다.
식품유통학과에서는 식품관련 작업전체를 포괄하며, 특히 식품 유통에 중점을 두어 다각도로 유통일반 및 관련되는 산업분야까지를 배우게 된다.
식료환경경제학과에서는 세계의 식료경제시스템을 배운다. 환경중심경제학자(이코노미스트)의 양성을 목표로 한다.
식료 · 환경경제학과에서는 식료와 환경을 둘러싼 여러 가지 문제를 경제학이나 경영학, 사회학, 역사학 등 인문·사회과학을 토대로 해결방법을 찾는다.
위에서 본 「식품」「식료」로 시작하는 학과 외에 「경제」「비즈니스」「국제」「개발」등이 붙는 학과도 많다.
지역경제 · 자원과학과정에서는 도시와 농촌의 공생 속에서 새로운 지역경제 시스템의 구축, 경제의 발전 프로세스에 있어서 농업의 역할, 사회경제상황에 적합한 생물자원의 지속적 이용 등을 연구한다.
원예경제학과에서는 복잡하고 상호관련이 있는 농업 · 농촌의 여러 문제의 본질을 경제학, 사회학 및 농학 등 관련과학의 성과를 응용하여 찾아낸다.
농장 비즈니스학과에서는 양질의 안전 · 안심할 수 있는 식료품 생산을 지향하며, 농축산물의 고도의 생산기술에 대하여 종합적인 교육연구를 실시한다.
식품 비즈니스학과에서는 식재료의 가공 · 유통에서 외식서비스까지의 과정을 대상으로 새로운 서비스 사업이나 식품의 개발, 효율적인 유통 서비스 등을 연구한다.
국제 바이오 비즈니스학과에서는 정보전략을 구사하는 21세기에 바이오비지니스 전문가 육성을 지향하고 있다.
국제지역개발학과에서는 경제학과 환경생태학에 기초를 두고, 주로 발전도상국의 제1차 산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 · 사회개발, 농업에 관련된 기술원조, 환경보전 등의 분야에서 문제해결에 임하는 전문가를 육성한다.
국제농업개발학과에서는 21세기 최대의 문제인 인구와 식료문제, 특히 열대지역 개발도상국에서 직면하고 있는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농업개발경제나 지역농업개발을 통해 국제협력에 공헌하는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생물자원학류에서는 식량, 그 밖의 생물자원의 생산, 개발, 고도이용, 자연환경의 보전과 이들의 사회경제와의 관련 등을 교육 · 연구하고 있다.
생물환경시스템학과에서는 생물학을 기본으로 사회과학이나 인문과학의 시점을 도입한 전문성 높은 종합적인 환경과학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