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림과학이란

육지의 약30%를 점유하고 있는 삼림 안에, 지구상의 생물자원 중 약90%가 존재하고 있다. 인간의 생존은 식물이 생산하는 유기물에 의존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많은 유기물을 생산하고 저장하고 있는 것이 바로 삼림이다. 삼림은 식물뿐만이 아니라 동물과 미생물 등 다양한 생물로 이루어 지는 생태계로 물질과 수자원의 순환계가 성립되어 있다. 이러한 삼림에서 인간은 나무를 벌목하고 수렵을 하며 약초나 과일 등을 채취하여 생활해 왔다. 그리고 맑은 물도 얻어왔다.
삼림에서 생산되는 유기물은 삼림에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농지의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강과 바다의 어류의 영양분이다. 또한 삼림은 홍수나 가뭄, 산사태 등을 방지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삼림의 존재에 의해 우리들은 무의식 속에 자연재해로부터 보호받고 있는 것이다.
삼림이라고 하는 생태계를 보전하면서 삼림에서 이와 같은 다양한 혜택을 지속적으로 수혜 받기 위한 학문으로서 삼림과학의 전신인 임학이 탄생한 것이다.
삼림의 모습은 매우 다양하다. 습윤지대에는 큰 나무가 울창하고 무성하며 건조지대에는 드문드문 키 작은 수목이 자라나고 있다. 한대와 열대, 건조지역과 습지 등,온도환경과 수분환경이 상이한 장소에 성립되는 각기 경관이 다른 삼림은 저마다 독특한 생태계를 형성해 왔다. 태풍 등으로 나무가 넘어진 빈 터가 생겨도 그 자리에 묘목이 다시 자라듯이 회복기능과 완충기능을 보유하고 있어 삼림생태계는 유지되고 있다.
한편, 삼림생태계는 생물간의 매우 미묘한 균형 위에 성립되어 있다. 예를 들어 산양이나 사슴의 보호가 삼림훼손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삼림벌목 등 인간에 의한 이용이 삼림유지회복기능과 완충기능을 넘어서게 되어 삼림생태계의 기능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한번 삼림생태계가 훼손되면 지금까지 누려온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고 그 회복에는 매우 오랜 시간이 필요하게 된다. 지속 가능한 개발과 자연과의 공존이 21세기의 키워드가 되어 있지만 실로 그것이 삼림과학 당초부터의 기본이념이다.
삼림과학의 특징은 삼림이라고 하는 자연물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보호나 이용이라고 하는 여러 가지 형태의 인간 관여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 있다. 삼림과학은 식물이나 동물의 생리, 생태에 관한 학문분야나 목재의 이용, 치산치수, 풍경계획 등의 공학적인 학문분야, 삼림정책과 삼림계획 등의 인문 · 사회학적인 학문분야 등 다양한 학문분야로 구성되어있다. 「삼림과 인간의 바람직한 관계구축」을 목표로 이런 학문분야들이 모여, 삼림과학이라고 하는 하나의 종합적인 학문분야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삼림과학에 대한 기대

일본은 국토의 67%가 삼림으로 덮여있어 매우 삼림이 풍부한 나라이다. 지금으로부터 20~30년 전까지 국민은 삼림과 목재의 안정된 공급을 요구했었다.
그것이 현재는 수자원의 함양과 토사재해방지, 온난화 방지, 생물다양성 등의 삼림의 환경보전 기능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종전처럼 목재 생산을 제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보전을 충분히 고려한 삼림관리가 요구되고 있어, 이러한 요구는 지속 가능한 삼림경영에 있어서도 바람직한 방향이다. 일본의 풍부한 삼림을 지키고 키워 국민의 요구에 응답하는 것도 삼림과학의 하나의 큰 역할이다.
국제적으로 보아, 현재만큼 목재의 기능이 높이 평가 받고 있는 때는 없었다. 이러한 계기가 된 것은 대기중의 CO2 농도의 상승에 의한 온난화의 진행이나 이상기상, 자연재해의 빈번한 발생이다. 온난화의 주된 원인은 화석연로의 대량소비이지만, CO2를 흡수, 저장하는 기능을 지는 삼림, 특히 열대림이 급속히 감소하고 있는 것이 CO2 농도 상승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소량의 강우나 집중호우와 같이 전례 없는 이상기상이 자주 발생하는 것도 삼림감소에 의한 지구전체의 물 순환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중국 등에서는 삼림의 지나친 벌목으로 집중호우가 생기고 이로 인해 홍수나 산사태가 발생하고 많은 인명손실이 있었다.
삼림의 중요성이 재인식되어 삼림보전을 부르짖고 있으나 열대림의 감소를 억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열대림 감소의 주된 원인이 농지개발 등 인간의 경제활동에 의한 것이고, 그렇다고 인간을 배제한 삼림보호를 외치는 것 만으로는 어떤 해결도 될 수 없다는 것에 이 문제의 어려움이 있다. 그 고장 사람들의 생활관습이나 가치관, 그리고 그 토지의 환경과 삼림생태계에 관한 인문 ·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종합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지역주민에게도 이익이 되는 대책을 간구하지 않는다면 실효를 거두지 못할 것이다.
인간과 삼림의 공존을 가능하게 하는 해결책이 삼림과학에 거는 기대이다. 특히, 일본은 인공림 조성 등 삼림의 육성 및 이용기술의 선진국이므로, 지구 전체적인 삼림자원의 유지 및 환경보전이라는 면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의 연구동향

요즈음 농학부의 조직개혁에 의해 삼림과학의 학문영역이 크게 변화하고 있으며, 생명 · 환경 · 자원 · 국제라고 하는 키워드로 표현되는 관련학문분야와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각 분야에서의 최근 연구활동의 예를 들면 아래와 같다.
생명분야에서는 유전자에 관한 연구의 진전이 뚜렷하다. 일본의 대표적인 수종인 삼나무의 게놈(Genome) 연구와 DNA 해석에 의한 수목의 계통진화 연구가 진보하고 있다. 예를 들면, 환경스트레스에 대한 내성 등 수목의 생리기능의 유전자 수준에서의 해석이나, DNA 해석에 기인하여 번식유형을 조사하고, 삼림생태계에 있어서 다양성이 유지되는 구조를 밝히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환경분야에서는 삼림의 탄소순환과 물 순환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삼림감소가 지구전체의 기후에 주는 영향에 관한 해석이 진척되고 있다. 또한, 삼림의 수자원 함양기능이나 토사재해의 방지기능이 발휘되는 메커니즘의 해명도 추진되고 있다.
자원분야에서는 지속 가능한 삼림경영이 키워드로 되어 있다. 인간에 의한 이용과 관리가 삼림생태계의 건전성과 생물다양성, 토지생산력, 토양 및 수자원의 보전 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삼림생태계의 기능을 손상시키지 않는 삼림경영의 구축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또한, 자원이용에서는 온난화 방지를 지향하며, 목조주택이나 종이 등의 목제제품의 재활용(Recycle)이나 수명연장을 통해 도시의 탄소저장량을 증가시키기 위한 연구나 나무자원을 화석연료의 대체에너지로 이용하기 위한 연구도 주목 받고 있다. 또한, 삼림자원의 새로운 이용방법으로 에코투어리즘(ecotourism) 등의 관광자원과 그 이용에 관한 연구도 시작되고 있다.
국제분야에서는 사막화 억제와 열대림재생, 온난화 대책 등과 관련된 연구가 추진되고 있다. 경제발전에 수반되는 삼림감소나, 환경악화가 진행되고 있는 발전도상국에 조명을 맞추어 삼림재생이나 주민과 삼림과의 관련성을 연구 테마로 하는 대학원생도 늘어나고 있다. 발전도상국에 있어서의 환경교육 또한 앞으로 그 중요성을 더해갈 것이다.

삼림과학의 커리큘럼

삼림과학에서는 삼림에 관한 폭넓은 전문지식과 그것을 종합화시킬 수 있는 자질을 갖춘 학생의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학부에서는 자연과학적인 분야에서부터 공학이나 사회과학적인 분야까지 상당히 여러 분야에 걸친 강의가 실시되고 있다.
삼림의 생태에 관련된 강의로서는 삼림식물학이나 삼림동물학, 삼림보호학 등이 있으며 삼림의 조성이나 육성에 관한 강의로는 조림학, 삼림토양학, 임목육종학 등이, 수자원의 보전과 토사재해 방지에 관련된 강의로는 사방공학과 삼림수문학, 삼림보전학 등이 있다. 그리고 삼림의 관리와 계획에 관련된 강의에는 삼림계획학과 삼림정책학, 임산물의 수확과 이용에 관한 강의는 삼림이용학, 목재료학, 주과학, 목재공학 등, 삼림의 경관과 보건휴양기능에 관련된 강의로서 삼림풍경계획학, 삼림레크리에이션(recreation)론 등이 있다.
주요강의는 실험이나 실습과 병행하여 강의에서 배운 것을 실제로 실습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특히 강의나 학내에서의 실험, 연습에 부가하여 부속시설인 연습림을 이용한 야외실습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 삼림과학 커리큘럼의 특징이다. 실제로 나무를 심고, 베고, 측정하고, 또 식물이나 곤충의 종류와 수를 조사하는 등의 실습을 통해 강의에서 배운 것을 실감할 수 있으며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을 키우게 된다.
연습림에는 천연목부터 인공림까지 모든 과목의 실습에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삼림이 갖추어져 있다. 실습이 길어질 경우에는 1주일 이상 연습림에서 머무르게 되는데 교수와 학생이 아침 저녁으로 함께 지내는 가운데 교수, 학생 그리고 학생간의 강한 연대감이 생기게 된다. 학생시절의 매우 소중한 추억이 아닐 수 없다.
4년 차에는 연구실에 소속되어 졸업논문을 작성하게 된다. 테마를 찾고 데이터를 수집하여 논문을 정리한다 라고 하는 경험은 학생들을 한 단계 성장시킨다. 이와 같은 커리큘럼 전체를 통하여 삼림과 인간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시점이 길러진다.